몇 학년부터 시켜야 하나요 — 초3부터 중3까지, 학년마다 달라지는 것
학년별 순서 1분 요약
- 초3~4는 그리는 습관을 만드는 시기입니다. 잘 그리는 것보다 한 장을 끝내는 것이 먼저입니다.
- 초5~6은 따라 그리기에서 빠져나오는 구간입니다. 각도, 표정, 상황 순서로 바꿔 봅니다.
- 중1은 인체와 공간이 시작됩니다. 등신 비례와 아이레벨에서 거의 모두 한 번 막힙니다.
- 중2는 연출이 붙습니다. 칸의 크기가 시간이 되고, 카메라 거리가 감정이 됩니다.
- 중3은 진로를 정하는 해입니다. 예고와 특성화고 전형은 이 해 가을에 몰려 있습니다.
- 실기는 학교가 달라도 대부분 주제를 받아 칸만화를 구성하는 형식입니다.
- 늦게 시작해도 됩니다. 앞 학년 것을 거슬러 올라가지 말고 지금 학년에 맞는 것부터 하십시오.
시작 시기가 결과를 정하나요
오래 그린 순서대로 붙지 않습니다
처음 학원에 오는 학생들의 출발선은 제각각입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꾸준히 그려 온 학생도 있고 이제 막 시작한 학생도 있습니다. 옆자리 그림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재능의 차이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오래 그린 순서대로 결과가 나오지는 않습니다. 그림은 매일 일정하게 오르지 않고 계단처럼 자라기 때문입니다. 한동안 어제와 오늘의 그림이 똑같아 보이는 수평 구간이 반드시 생기고, 그 구간을 어떻게 넘겼느냐가 시작 시기보다 크게 작용합니다. 이 이야기는 그림 재능보다 입시에서 중요한 것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그래도 학년을 묻는 이유
시작 시기가 전부는 아니지만 학년은 중요합니다. 할 수 있는 것과 아직 이른 것이 갈리기 때문입니다.
초3에게 등신 비례를 시키면 그리는 재미부터 잃습니다. 반대로 중2에게 캐릭터 따라 그리기만 시키면 정작 그 시기에 붙어야 할 것이 비어 버립니다. 그래서 상담에서 먼저 묻는 것은 "몇 학년부터 시작해야 하느냐"가 아니라 "지금 몇 학년이고, 지금 무엇을 그리고 있느냐" 입니다.
학년마다 무엇이 중심인가
| 학년 | 중심 | 실제로 하는 것 | 이 시기에 남는 것 |
|---|---|---|---|
| 초3~4 | 그리는 습관 | 한 장 완성, 관찰, 색 끝까지 쓰기 | 끝까지 하는 태도 |
| 초5~6 | 모작에서 벗어나기 | 각도 바꾸기, 표정 바꾸기, 상황 만들기 | 자기 그림이라는 감각 |
| 중1 | 인체와 공간 | 등신 비례, 무게중심, 아이레벨, 투시 | 형태를 버티는 힘 |
| 중2 | 연출 | 칸 나누기, 카메라 거리, 시선 유도 | 이야기를 굴리는 힘 |
| 중3 | 진로 결정 | 지망 학교 실기 형식에 맞춘 연습 | 목표와 실기의 연결 |
오른쪽 두 칸이 왼쪽보다 중요합니다. 무엇을 배웠는지가 아니라 무엇이 남았는지가 다음 학년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초3~4 — 그리는 습관이 먼저입니다
무엇이 자라는지 눈에 잘 안 보이는 시기
초등 저학년 시기에 눈에 띄게 자라는 것은 그림 실력보다 태도입니다. 그래서 학부모가 보기에 "몇 달째 똑같은 그림"처럼 느껴지기 쉽습니다.
한 초3 학생의 1월 그림과 6월 그림을 나란히 놓고 본 적이 있습니다. 선과 색을 다루는 힘도 늘었지만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끝까지 완성하는 태도였습니다. 그 6개월의 변화는 초3 그림이 5개월 동안 어떻게 달라졌나에 실제 그림과 함께 정리했습니다.
이 시기에 확인할 세 가지
집에서도 볼 수 있는 신호가 있습니다.
- 한 장을 끝내는가. 반쯤 그리다 새 종이를 꺼내는 일이 반복되면 완성 경험이 쌓이지 않습니다.
- 같은 대상을 두 번 그렸을 때 두 번째가 달라지는가. 똑같으면 보고 그린 것이 아니라 외운 것을 꺼낸 것입니다.
- 마음에 안 들 때 덮어 버리는가, 고치는가. 고치는 아이는 다음 장이 다릅니다.
관찰은 '보고 그리기'가 아닙니다
이 시기 관찰 수업은 사물을 똑같이 옮기는 훈련이 아닙니다. 무엇을 볼지 정하는 훈련에 가깝습니다. 고양이를 그릴 때 귀가 머리보다 얼마나 큰지, 다리가 몸통 어디에서 나오는지를 한 번이라도 확인하고 그린 아이는 다음에 다른 동물을 그릴 때도 같은 질문을 합니다.
그래서 초등 수업의 결과물은 잘 그린 한 장이 아니라, 그리기 전에 던지는 질문이 늘었느냐로 봅니다.
초5~6 — 따라 그리기에서 빠져나오는 구간
모작은 나쁜 습관이 아닙니다
"우리 아이는 캐릭터만 그려요"는 걱정으로 자주 나오지만, 좋아하는 그림이 있다는 것은 오히려 유리한 조건입니다. 재미가 있어야 계속 그리고, 계속 그려야 늡니다. 따라 그리기는 손에 형태를 넣는 가장 빠른 방법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따라 그리기에 머무를 때입니다. 같은 캐릭터를 백 장 그려도 백 장이 같은 각도, 같은 표정이면 백 장이 한 장과 다르지 않습니다.
모작에서 창작으로 가는 네 단계
이 구간에서 수업은 다음 순서로 넘어갑니다.
- 그대로 따라 그립니다. 비례와 특징을 손에 넣는 단계입니다.
- 각도를 바꿉니다. 정면으로만 그리던 캐릭터를 옆과 뒤에서 그려 봅니다. 여기서 대부분 처음 막힙니다.
- 표정을 바꿉니다. 같은 캐릭터가 화내고 당황하고 지친 얼굴을 만듭니다.
- 없던 상황에 넣습니다. 그 캐릭터가 비를 맞고 있거나 계단을 오르게 합니다.
4단계까지 오면 그림은 이미 자기 것입니다. 원작에 없던 장면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멈추면 중학교에서 티가 납니다
초등에서 4단계까지 가지 못한 학생은 중학교에 올라가 그리고 싶은 장면이 커질 때 바로 막힙니다. 인물 두 명이 마주 보는 장면을 그리려면 최소한 한 명은 옆이나 뒤를 향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중1 — 인체와 공간에서 한 번 막힙니다
얼굴은 되는데 몸이 어색한 이유
중학생이 되면 그리고 싶은 것이 인물 한 명에서 장면 전체로 넘어갑니다. 그때 거의 모든 학생이 같은 곳에서 막힙니다. 얼굴은 그럭저럭 되는데 몸이 이상합니다.
얼굴은 정면 한 각도만 익혀도 그려지지만, 몸은 세 가지가 동시에 맞아야 합니다.
- 등신 비례. 머리 크기를 자로 삼아 전체 키를 재는 방식입니다. 성인은 대략 7등신 안팎, 중고생 또래는 그보다 조금 짧고, 만화 캐릭터는 5~6등신으로 잡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준을 정하지 않고 그리면 같은 인물이 컷마다 키가 달라집니다.
- 어깨와 골반의 방향. 두 선이 어디를 향하는지가 몸의 자세를 결정합니다. 둘이 나란하면 몸이 뻣뻣해 보이고, 반대로 기울면 자연스러워집니다.
- 무게중심. 몸무게가 어느 다리에 실렸는지입니다. 이것이 안 맞으면 서 있는 사람이 넘어질 것처럼 보입니다.
인물이 배경에 떠 있는 이유
공간도 같은 시기에 시작합니다. 배경을 그렸는데 인물이 그 위에 붙여 놓은 스티커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원인은 대개 둘입니다.
아이레벨이 안 맞습니다. 아이레벨은 그리는 사람의 눈높이이고, 화면에서는 수평선으로 나타납니다. 같은 지면에 서 있는 사람들은 키가 달라도 눈높이가 이 선 근처에 모입니다. 이 규칙을 모르면 뒤에 있는 사람이 공중에 뜹니다.
접지가 없습니다. 발이 바닥에 닿는 지점과 그림자가 빠지면 인물은 어디에도 서 있지 않게 됩니다. 그림자 하나를 넣는 것만으로 장면이 붙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여기에 소실점을 하나 두는 1점 투시, 둘 두는 2점 투시가 더해지면 방과 골목이 그려집니다. 중등 수업이 왜 인체와 공간부터 잡는지는 중학생 웹툰, 장비보다 먼저 확인할 기본기에 더 적어 두었습니다.
재미없는 구간을 건너뛰면 생기는 일
이 시기 수업은 학생이 보기에 재미가 없습니다. 좋아하는 캐릭터 대신 상자와 사람 뼈대를 그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중1에서 그만두는 학생이 가장 많습니다.
그런데 이 구간을 건너뛰면 나중에 무엇을 얹어도 흔들립니다. 채색을 아무리 잘해도 비례가 어긋난 인물은 어긋나 보이고, 연출을 배워도 공간이 없으면 칸 안이 비어 버립니다.
중2 — 한 장에서 이야기로
칸은 시간입니다
기본기가 붙으면 그다음은 연출입니다. 여기서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은 칸의 크기가 곧 시간이라는 점입니다.
작고 촘촘한 칸이 이어지면 장면이 빨라지고, 가로로 넓은 칸 하나는 그 장면에 시간을 얹습니다. 웹툰은 세로로 스크롤하기 때문에 칸 사이의 빈 여백 길이가 그대로 침묵의 길이가 됩니다. 여백을 길게 두는 것만으로 독자가 한 박자 쉬게 만들 수 있습니다.
카메라 거리를 정하는 것이 연출입니다
무엇을 얼마나 가까이에서 보여줄지가 장면의 감정을 정합니다.
| 거리 | 화면에 담기는 것 | 주로 쓰는 자리 |
|---|---|---|
| 롱숏 | 인물 전체와 배경 | 장소와 상황을 알려줄 때 |
| 미디엄숏 | 상반신 | 대화와 행동 |
| 클로즈업 | 얼굴이나 손 | 감정이 바뀌는 순간 |
초보자의 만화가 밋밋해 보이는 이유는 대개 세 칸이 모두 미디엄숏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이야기라도 거리를 바꾸면 읽는 속도가 달라집니다.
중1에서 중2 사이에 캐릭터·채색·연출·공간이 실제로 어떻게 달라지는지는 중1에서 중2까지 달라진 그림의 과정에 작업물과 함께 정리해 두었습니다.
장비는 이때도 마지막입니다
태블릿을 언제 사주느냐는 질문이 중등에서 가장 많이 나옵니다. 손으로 그리는 힘이 붙은 다음이 낫습니다.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디지털은 지우기가 너무 쉬워서 형태를 끝까지 버티는 연습을 오히려 미루게 만듭니다. 종이에서 한 번에 긋는 훈련을 거친 학생이 나중에 디지털로 넘어갈 때 훨씬 빠릅니다.
중3 — 진로를 정하는 해
예고·특성화고는 중3 가을입니다
만화·애니메이션을 가르치는 고등학교로 가려면 중3 가을에 전형을 치릅니다. 원서와 실기가 10월 전후에 몰려 있어서, 실질적으로는 중2 겨울에 지망 학교가 정해져 있어야 실기를 맞춰 준비할 수 있습니다.
각 학교 입학전형은 학교 홈페이지에서 직접 확인하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경기예술고등학교와 한국애니메이션고등학교 입학전형안내는 학교 홈페이지에 그 해 요항을 올립니다.
실기는 대부분 '칸만화'입니다
학교가 달라도 실기 형식은 비슷한 계열입니다. 주제나 주제어를 받아 정해진 시간 안에 칸을 나눈 만화를 구성하는 방식입니다. 그림을 잘 그리는가보다 주어진 주제에서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가를 봅니다.
경기예고 만화애니메이션과에서 합격을 가른 것이 기술이 아니라 발상이었다는 이야기는 경기예고 만화애니과, 합격을 가른 것에 정리했습니다. 시험장에서 발상이 갑자기 나오지는 않기 때문에, 중2부터 짧은 이야기를 자주 만들어 본 학생이 유리합니다.
일반고로 가도 늦지 않습니다
예고나 특성화고에 가지 않아도 진로가 닫히지 않습니다. 대학 만화·애니메이션 전공 입시는 고등학교 3년 동안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일반고에서 시작해 대학에 가는 학생이 훨씬 많습니다.
중등 시기에 쌓은 것은 그때 그대로 이어집니다. 일산 애니톡에서도 2024년 중2, 2025년 중3, 2026년 초6 학생이 각각 외부 공모전에서 수상했는데, 셋 다 정해진 답을 재현한 그림이 아니라 자기 경험을 주제에 연결한 그림이었습니다.
늦게 시작했다면
앞 학년 것을 거슬러 올라가지 마세요
중2에 처음 시작한 학생에게 초등 과정부터 시키는 것은 시간 낭비입니다. 지금 학년에 필요한 것을 먼저 잡고, 비어 있는 것은 그 안에서 같이 채우는 편이 빠릅니다.
| 시작 학년 | 먼저 잡는 것 | 같이 채우는 것 |
|---|---|---|
| 초5~6 시작 | 관찰과 완성 습관 | 각도 바꾸기 |
| 중1 시작 | 등신 비례, 무게중심 | 좋아하는 그림으로 연습량 확보 |
| 중2 시작 | 인체와 공간을 압축해서 | 짧은 이야기 만들기 |
| 중3 시작 | 지망 학교 실기 형식 | 부족한 기본기를 실기 안에서 |
상담에 무엇을 가져오면 되나요
최근에 그린 그림 다섯 장 정도면 충분합니다. 세 가지만 지켜 주시면 상담이 훨씬 정확해집니다.
- 잘 그린 것만 고르지 마세요. 평소 그리는 것이 무엇인지가 더 중요합니다.
- 중간에 그만둔 그림도 가져오세요. 어디에서 멈추는지가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를 알려줍니다.
- 가능하면 날짜 순서대로 놓아 주세요. 몇 달 사이의 변화가 실력보다 많은 것을 말해 줍니다.
아이가 지금 몇 학년이든 시작점은 같습니다. 지금 그리고 있는 그림을 보고, 무엇이 되어 있고 무엇이 비어 있는지를 확인한 다음, 그 학년에 맞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몇 학년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나요?
정해진 나이는 없습니다. 다만 학년마다 할 수 있는 것이 다릅니다. 초등은 그리는 습관과 관찰, 중1은 인체와 공간, 중2는 연출, 중3은 진로 결정이 중심입니다. 늦게 시작했다면 앞 학년 것을 거슬러 올라가지 말고 지금 학년에 맞는 것부터 하면 됩니다.
좋아하는 캐릭터만 따라 그리는데 괜찮은가요?
출발점으로는 좋습니다. 다만 따라 그리기에 머물면 어느 순간 실력이 멈춥니다. 같은 캐릭터를 각도만 바꿔 그려 보고, 표정을 바꿔 보고, 없던 상황에 넣어 보는 순서로 넘어가야 그림이 자기 것이 됩니다.
얼굴은 그럭저럭 그리는데 몸이 어색합니다. 왜 그런가요?
얼굴은 정면 한 각도만 익혀도 그려지지만 몸은 비례와 무게중심이 함께 맞아야 합니다. 머리 크기를 기준으로 한 등신 비례, 어깨와 골반의 방향, 몸무게가 실린 다리의 위치를 잡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중1 수업이 여기에서 시작하는 이유입니다.
아이패드나 태블릿은 언제 사줘야 하나요?
손으로 그리는 힘이 어느 정도 붙은 뒤가 낫습니다. 장비를 먼저 사면 프로그램과 필압을 익히는 데 몇 달이 가고, 정작 비례와 공간은 그대로입니다. 디지털은 선을 지우기 쉬워서 형태를 끝까지 버티는 연습을 오히려 미루게 만들기도 합니다.
예고나 애니고를 보려면 언제부터 준비해야 하나요?
예술고와 특성화고의 신입생 전형은 중3 가을에 치릅니다. 실질적으로는 중2 겨울에 지망 학교가 정해져 있어야 실기를 맞춰 준비할 수 있습니다. 전형 방법과 일정은 학교마다 다르고 해마다 바뀌므로 그 해 학교 홈페이지의 입학전형 요항을 직접 확인하셔야 합니다.
중학생인데 이제 시작해도 늦지 않나요?
늦지 않습니다. 다만 초등 때 시작한 학생과 같은 것부터 하지는 않습니다. 인체와 공간처럼 시간이 걸리는 것을 먼저 잡고 좋아하는 그림은 그 위에 얹습니다. 순서를 거꾸로 잡으면 시간만 오래 걸립니다.
상담에 무엇을 가져가면 되나요?
최근에 그린 그림 다섯 장 정도면 충분합니다. 잘 그린 것만 고르지 마시고 중간에 그만둔 그림도 같이 가져오시는 편이 낫습니다. 어디에서 멈추는지가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궁금한 점은 상담으로 바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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